2014년 10월 17일 금요일
국립발레단, 10/16 교향곡 7번 ∙ 봄의 제전
올해 4월에 백조의 호수를 보고 http://a1211.blogspot.kr/2014/04/411.html 봄의 제전이나 호두까기 인형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먼저 봄의 제전을 예매했다.
예매할 때 난 처음이 아니라 조기예매가 끝나기 몇 일 전에 구매하는 타입이라 ㅎㅎ 막바지에 좋은 자리가 없었는데 그래도 무대랑 가까운 곳에 앉을 수 있었다.
예술의 전당까지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연어처럼 퇴근길 지하철을 거슬러 올라가서 도착했다.
공연 시작하기 전에 튜닝하는 오케스트라의 소리도 좋고 커튼 아래를 자세히 보면 분주하게 준비하는 발걸음을 볼 수 있는데 이걸 보면 약간 묘한 긴장감 같은게 생긴다.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하게 된다. ㅎㅎ
교향곡 7번부터 시작했다.
율동미와 조화미를 느꼈다. 약간 과장하면 매스게임 떠오를 정도로 곡의 구성에 타이트하게 움직임을 매치시켰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무용수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이 힘드셨을거 같다.
들고, 안고 뛰고, 끌고... 고생하셨을거 같다. 무용수 분들의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2악장은 익숙한터라 반가웠다. ㅎㅎ
김지영 씨는 처음 뵈었는데 대단하신거 같다.
그리고 끝나고 커튼콜 때, 김지영 씨와 김현웅 씨에게 꽃다발이 늦게 도착해서 다들 웃었다. ㅎㅎ
인터미션 다음에는 봄의 제전이 시작했다.
봄의 제전의 서막 부분은 KBS 클래식 FM 듣다가 한 번 들었고 공연 보기 전에 예습차원에서 봄의 제전을 휴대폰에 넣고 들었다.
김윤식 씨의 움직임이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거친 호흡이나 발자국 소리도 곡의 구성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았다.
봄의 제전을 보면서 역동적으로 거친 느낌을 받았는데 초연 당시에는 경찰까지 출동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거친 반향을 일으켰는데 지금에서는 이를 포용하는 듯 싶다. 어른들은 그렇다쳐도 공연장에 어린 아이들이 있었는데 만약 봄의 제전의 무대구성이나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정말 낯설고 무서웠다면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했을텐데 그러진 않았다. ㅋㅋㅋ
무용뿐만 아니라 곡을 듣는 재미도 있었는데 각각의 악기들의 최대한의 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클라이막스도 인상적이었다. 발레를 몇 번 안 본터라 도구를 이용한 모습을 본 건 처음이어서... ㅎㅎ
암튼 그렇게 보고 공연장을 나왔다.
저번 공연도 그렇지만 두 시간의 환상에서 다시 밤거리를 걷고 지하철을 타다보면 마음이 헛헛하다. 이럴 때 마종기 시인의 <연가 10>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1연의 마지막 문장이 '총천연색의 세상에서 나도 메뚜기가 되어보면, 밖에는 눈이 그칠 새 없이 내리고 혼자 보고 혼자 오는 발이 시리다.'인데 왠지 끝나고 오는 내 발걸음과 같은 마음인거 같아서.
보고온 날 1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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