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9일 목요일
Ben Rich, Skunk Works
군생활은 싫었지만 군사 관련 지식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전투기, 총기류같은 것들에 관심이 많았다. 밀덕까지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정도.
엔하위키의 군사 관련 항목들을 읽는 걸 좋아하는데 스컹크 웍스 항목을 읽었다. http://mirror.enha.kr/wiki/스컹크%20웍스
예전에 아카데미에서 나온 SR-71과 F-117 조립키트를 만들어 낚시줄로 내 방 위에 붙여놓은 추억이 있었는데 실제 기체를 만든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 웍스 부서에 관련된 내용을 읽어보니 더욱 관심이 갔다.
그래서 스컹크 웍스의 2대 보스였던 Ben Rich의 자서전 성격을 지닌 Skunk Works를 구입했다.
1994년에 나온 책이고 98년 즈음에 한국에도 번역본이 나왔으나 현재는 절판이라서 구하기가 힘들다. 국립중앙도서관에 가서 열람이 가능하기에 거기서 읽어도 되지만 스컹크 웍스에 대한 관심과 원서를 읽어 영어실력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얄팍한 마음이 섞여서 알라딘에서 해외도서 구매를 했다.
구입한지 8~9일 지나니깐 도착했다. 배송예정일이 딱 맞았다.
어제 도착해서 저녁에 첫 장을 읽었다. 난 처음에 스컹크 웍스의 역사부터 시작할 줄 알았는데 아니다. F-117 나이트 호크 스텔스 전투기의 실험기였던 Have Blue가 레이더 피탐 테스트를 하는 모습에서 시작한다. 레이더에 탐지되었으나 Have Blue는 레이더망에서 보이지 않고 않고 옆에서 도와주던 T-38 고등훈련기만 탐지된 것이었다;;;
1장 끝에서 러시아 과학자의 저반사 논문을 바탕으로 수식 계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당시 록히드 마틴에서 가장 낮은 RCS(Radar Cross Section, 레이더 반사 면적)를 지닌 D-21 drone 보다 무려 1000분의 1로 낮춘다!!! 독수리 크기에서 독수리 눈알의 RCS를 가진 격이라니 후덜덜하구나.
다음 장이 기대된다. 하루에 1장씩 읽도록 노력해야겠다.
구입일 14. 06. 18
14년 7월 20일(33일 경과)
한 달이 넘어서 다 읽었다. ㅠㅠ 카페에서 한 챕터씩 읽다가 나중에는 집에서 읽었다. 책의 전체 전개는 F-117 -> U-2 -> SR-71순서로 간다. 거기에 스텔스 기술을 해군용으로 만든 것도 나오고. 냉전의 시기 분위기를 알 수가 있다. 약간의 첩보기술이랄까? 제각과정이 일급기밀인 관계로 유령회사를 만들어서 부품회사에 주문을 했는데 거기에서 주문자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화번호부에 주소가 없는 걸 의심하고 미행했다가 경비병에게 걸려서 보안서약서를 작성하고 소련의 위성촬영에서 벗어나서 실험하고자 사막 한 가운데로 가는 등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또, 재미있었던 것은 SR-71의 기본이 되었던 논문이 당시 소련에서 발간된 것이었는데 이걸 미공군에서 번역했다는게 흥미로웠다. 스푸트니크 쇼크에서 DAPRA가 생기고 적국의 생산되는 정보를 자국의 언어로 번역해서 이를 자신들에게 이롭게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바로 돈이나 기술이 되지 않지만 백그라운드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꼭 필요한거 같다. 예전에 교양수업으로 물리학 수업을 들었을 때, 냉전 상황 속에서 과학자들에게 'show me the money'를 외칠 수 있었던 곳은 군대밖에 없었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스컹크 웍스의 창립자였던 켈리 존슨과 이후 넘겨받은 벤 리치가 현장 속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며 겪었던 사생활에서의 아픈 점들도 알 수 있었다. 마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는 느낌이었다.
군사관련 지식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 책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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