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글은 해변의 카프카로 시작되어 군대에서 이등병 시절, 누나의 소포에 담겨있던 단편걸작선을 닳도록 읽고 진중문고 한 켠에 있던 노르웨이 숲을 지나 하루키의 에세이가 재미있다는 썰을 듣고 한 권 구입했다.
14년 4월 6일(6일 경과)
다 읽었다.
오랜만에 책을 가방에 넣고 밖에서도 읽었다.
비염때문에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다. 대기시간이 길어서 항상 기다리느라 피곤하고 불안하고 짜증나는데 그 시간 동안 읽으니 꿀맛이었다.
수필집을 읽고 떠오른 생각은 엉뚱하게도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 글이었다.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은 '마더'를 찍을 때 예쁘장한 원빈의 이미지를 비틀고 싶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수필집에서 하루키는 일상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비틀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취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혹은 선후관계가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다. 그러하다.
이러한 비틀기는 소격효과를 주는거 같다. 낯설게 바라보기.
덤으로 하루키의 일상이 퍼즐이라면 이를 조금씩 맞춰보는 재미도 있다.
아참,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삽화도 좋다. 마지막에 하루키 씨 얼굴 그리는 법은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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