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6일 수요일
CASKER(캐스커), ground part one
캐스커를 좋아하는 한 사람이다.
아마 처음 들었던게 2003년에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FPM)이랑 몬도 그로소(Mondo Grosso)가 하얏트 호텔에서 신년 카운트 다운을 겸한 공연을 했었다.
신나게 노는 자리였는데 그 때 무료 맥주와 말보로였나(?) 담배까지 제공되는 공연이었다. 맥주도 무진장 마시고 같이 간 입대 D-6일인 친구는 담배를 연신 피워댔다. 지금의 모습에서 상상할 수 없겠지만 호랑이가 실내에서 담배피던 시절이다 ㅎㅎ
FPM과 몬도 그로소의 공연이 끝나고 슬슬 집에 가려는 찰나에 마지막 디제이가 트는 음악이 좋은거다. 신나게 흔들어서 방전된 체력인 상태에서도 흥겨움의 몸짓을 만들어 주는 음악이었다. 마치 거나하게 마셔서 숙취인 상태에서 먹는 뼈다귀 해장국 같은 느낌 ㅋㅋㅋ
그 때의 디제이가 캐스커인지 긴가민가 했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 캐스커가 맞는거 같다. http://cafe.daum.net/abr/7INH/1756?q=%C4%B3%BD%BA%C4%BF+%B8%F3%B5%B5%B1%D7%B7%CE%BC%D2
2004년 입대 전에 2집 <Skylab>을 접했는데 그땐 그냥저냥 했다. 제대하고 야간 알바하면서 봤던 스페이스 공감에 나온 걸 보고 http://www.ebs.co.kr/space/broadcast/1387 그 때 부터 2집을 계속 들어서 그 시기 하면 캐스커 2집이 떠오를 정도로 많이 들었다.
그 이후로도 캐스커의 음악을 계속 잘 들었다. ㅎㅎ
앨범 발표 전에 이준오 씨의 책 <세상의 모든 고독 아이슬란드>와 같이 발표한 곡 <산>을 들으면서 곧 앨범 출시가 되겠거니 생각했다. 잠시 잊고 있다가 인터넷 게시판에서 캐스커 영업글(?)을 보고 앨범 구입했다.
씨디 리핑하기 전에 씨디롬에 집어넣는데 씨디롬과 씨디가 모두 검정이라 재밌어서 한 컷 찍어보았다. ㅎㅎ
캐스커 앨범을 들을 때마다 생각하는건데 첫 트랙이 좋다. 흡입력있는 영화의 초입부처럼 확 끌어당기게 만든다. ㅎㅎ
처음에 듣고 좋았던 곡은 <웃는 사람>이었다. 근데 몇 번 더 듣고 좋았던 곡은 <세계의 끝>이다. 이 곡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사랑과 지형의 궤적을 포개어 놓았다는 것이다. 사랑 혹은 관계의 종언을 위해서 수동적인 흘려서 보냄이 아니라 멀리까지 왔다고 한탄할 정도까지 다다른다. 그 과정 속에서 도착한 곳이 인식론의 극점이다. 어떻게 보면 이별= 인식론의 단절 = 삶의 의미상실이다. 이렇게 서사의 페이지가 덮이는 것의 원인은 사랑의 당사자에 기인하기에 슬퍼진다. 어찌할 수 없고 끝을 봐야하는 하는 이별원정대(?)라고 해야하나 ㅋㅋㅋ 가사의 씹는 맛과 이러한 심상을 만들어 주는 곡의 조화가 멋진 곡이다. 듣다가 융진 씨가 뭐라고 말하는데 "이게 뭐지? 아이슬란드에서 배워온 원주민 말인가?" 생각했다. 궁금해서 가사를 살펴보니 "Is this the end?"였다. 나의 빈약한 리스닝 수준때문에 혼자 웃었다. ㅎㅎ
얼른 파트 투도 나왔으면 좋겠다.
구입일 15.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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